찻잎 하나를 바라보다 보면, 그 안에도 시간이 담겨있다는 걸 느껴요.
볕이 좋았던 어느 날, 볕보다 더 따뜻한 찻잎을 만났습니다. 복정백차 공미(贡眉).

공미(贡眉)는 어떤 백차인가요?

공미는 복건성 건양시(建阳市)에서 주로 생산되는 백차로, 때로는 수미(寿眉)라고도 불리기도 해요. 백호은침과 백모단이 차나무의 어린 싹을 위주로 만든데 반해, 수미는 줄기와 잎이 함께 사용돼요. 그래서 백차 3대장 중에서도 수미는 좀 더 진하고 깊은 맛을 가졌고, 마시고 나면 입 안에 단맛이 은은하게 남아요.

공미의 풍미와 특징

공미는 줄기가 함께 들어가 있어 다른 백차보다 더 부드럽고 단맛이 도드라져요.
개완에 찻잎을 넣고 뜨거운 물을 부으면, 연초록빛의 맑은 차탕이 천천히 우러나고, 향은 은근하게 퍼지며 마음을 가라앉혀 줍니다.

찻잎의 가장자리에는 부드러운 솜털이 살아있고, 물에 젖으면 서서히 풀어지며 녹빛을 머금어요.

차를 다 마시고난 뒤, 개완 뚜껑을 조심히 열어보면, 그 안에 남은 향기가 있어요.
그 향은 꼭 갓 지은 따뜻한 밥 냄새 같기도하고, 비오는 날 창문 너머로 스며든 볕 같은 느낌이에요.
잔잔하지만 오래 남아요.

우리는 법 & 팁

  • 투입 차량 : 3g
  • 물온도 : 90~95도
  • 다구 : 개완
  • 우림 시간 : 첫 우림은 10초 이내, 두번째 부터는 점점 시간을 2~3초씩 늘려가며 6~8회정도 우려 마시면 좋아요.

☝️Tip! 찻잎이 서서히 풀리는 과정을 감상해 보세요. 마시는 즐거움 외에도 보는 즐거움이 있어요.

백차는 여름의 차에요

백차는 성질이 ‘차다(寒)’고 전해져요. 몸에 열이 많거나 여름철 더위로 지쳤을 때, 맑고 서늘한 백차 한 잔은 좋은 쉼이 되어 줍니다.
가벼운 식사를 한 뒤나, 오후 햇살 속에서 마시기 딱 좋죠.

마무리하며

其水芳潔而不濁,其氣鬱而不歇。“- 육우, 『다경』
“차탕은 향기롭고 맑으며 탁하지 않고, 그 기운은 그윽하면서도 오래 머문다.”

이 공미 한 잔에도 그런 맑고 깊은 기운이 담겨있었어요.
담담하게 다가오지만, 어느순간 마음 한 켠을 오래 머물다가 가는 그런 차.
그 조용한 울림을 , 여러분과 함께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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